[책] 루시퍼 이펙트 - 필립 짐바르도


나쁜 사람이라고 알려진 사람도 실제로보면 멀쩡하고, 괜찮은 사람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정말 저 사람이 그런 일을 한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그럼 다음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악해지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에만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람을 악으로 몰아넣는 상황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한 심리학자가 이런 의문을 가지고 실험을 설계합니다. 모의 교도소 실험이죠. 유명한 심리학 실험인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SPE : Stanford Prison Experiment)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실험이 끝나고 30년이 지났습니다. SPE를 설계한 심리학자가 그에 대한 책을 씁니다. 바로 <루시퍼 이펙트>죠.


루시퍼 이펙트 :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
원제 - The Lucifer Effect

성서에 관련된 내용은 잘 모르는 Paromix군이니 인터넷으로 좀 찾아봤습니다. 루시퍼는 원래 천사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악의 상징인 사탄이 되었죠. 이 책의 제목인 "루시퍼 이펙트"는 선량했던 사람이 악하게 변하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SPE에 대한 내용입니다. 30년전에 모았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험에서 있었던 상황들을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그동안 보아온 심리실험을 다룬 책 중에 이렇게 실험의 상황을 자세히 언급해 놓은 책은 없었습니다.

두 번째 부분은 2005년에 있었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의 수감자 학대 사건에 대해 다룹니다. 수감자를 학대한 교도관뿐 아니라 그들을 그렇게 만든 상황과 시스템에도 책임이 있음을 하나하나 설명합니다.
 
사실 뒷부분보다는 SPE에 대한 내용인 앞부분이 좀더 흥미롭습니다.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사건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책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의 교도소 실험에서 받은 충격에 뒷 부분은 흥미가 약간 떨어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선량했던 학생들이 악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실험 준비

 
일단 지원자를 모집합니다. 평범한 대학생들이죠. 지원자들은 수감자와 교도관 중에 한가지 역할을 맡게 됩니다. 자신이 역할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실험을 계획한 저자가 동전을 던져 역할을 정해 줍니다.
그렇게 지원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집니다. 수감자 그룹과 교도관 그룹. 처음에는 두 그룹간에 차이가 없습니다. 다들 평범한 대학생들일 뿐이죠. 아직 자신의 역할에 몰입하고 있지 않습니다.


실험 시작

 
교도관들은 수감자들에게 규칙을 설명해줍니다. 수감자들은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립니다. 그리고 교도관들이 임무교대를 할 때마다 점호를 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평범하게 모든 수감자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그러면서 점점 실험자들이 실험에 몰입하기 시작합니다. 심리학자가 만든 "진짜" 교도소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실험을 설계한 저자마저 스스로의 역할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악의 탄생

 
처음에 평범하게 진행되었던 점호시간은 점점 수감자들을 괴롭히는 시간으로 변해갑니다. 처음에는 모두들 같은 대학생 신분이었을 뿐이었죠. 사실은 그저 실험 중일 뿐입니다. 교도관들이 부여받은 임무는 수감자들이 규칙을 지키는지 감시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를 핑계로 수감자들을 학대하기 시작합니다. 수감자들을 모욕하는 말을 하거나, 억지로 음식을 먹이려하는 등의 행동으로 말이죠. 악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실험 종료

 
결국 실험은 원래 예정이었던 2주를 다 채우지 못하고 6일만에 종료를 하게 됩니다. 사실 실험과 관계된 그 누구도 그럴 생각은 없었죠. SPE라는 실험에 몰입해 있지 않았던 한 연구원에 의해서 실험이 종료됩니다.


그동안 범죄가 벌어진 원인을 한 사람의 성향에서만 찾아왔다면, 이 책은 그 보다 상황을 강조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죠. 인간에 대한 악한 측면을 바라본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읽는 내내 꽤 불편한 책이죠. 사람이 얼마나 쉽게 악에 물들수 있는지에 대해 볼 수 있습니다. 역시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실이죠.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이 악을 만들었듯이 상황이 선을 만들 수 있을테니까 말이죠. :D

악에 대한 위의 일반적인 해석은 가해자의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에 초점을 맞추지만, 도와주거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복하거나 내부고발의 필요성이 있을 때 행동하지 않는 것 또한 일종의 악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악의 기여자는 해를 가하는 당사자를 넘어서서 보이지만 보려하지 않고 들리지만 들으려 하지 않는 침묵의 합창단이다.

- <루시퍼 이펙트> 中 -


"Paro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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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omix | 2009/01/31 13:42 | ■□ 책 이 야 기 □■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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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유레카 at 2009/01/31 14:31
원래부터 나쁜 사람은 없지 싶습니다.태어나면서 아기일때를 생각해보면....그런데 상황속에 닥치더라도 그 상황을 혜안할 수 있는 수양이 꼭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상황에 매몰되어 버리면 동조가 쉽겟죠.
파로믹스님 소개해주는 책 다 볼려면 끝도없지 싶어서 무서워요 ㄷㄷ
Commented by Paromix at 2009/01/31 14:41
상황에 휩쓸리지 않는게 참 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큰 용기를 필요로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에요.^^ 책은 부담 갖지말고 천천히 읽으세요. 유레카님은 스트레스 받으시면 안되잖아요.!^^
Commented by 스팟 at 2009/01/31 15:00
왕따가 생산되는 과정과 비슷한거 같아요.
세상이 악해졌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사실 원래부터 그랬을거 같아요.
Commented by Paromix at 2009/02/01 13:27
악이 보인다는 점에서나 스스로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주 비슷한 것 같네요.
저도 점점 악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점점 무서워진다는 생각은 종종해요.^^
Commented by aa at 2009/01/31 21:30
저 실험내에서 실험자들이 실험원들에게 저렇게 흘러가도록 부추기도록 여러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고도 하더군요
Commented by Paromix at 2009/02/01 13:28
맞아요. 피험자들 뿐 아니라, 실험자들까지도 모의 교도소 내의 악의 탄생에 한 몫했죠.^^
Commented by 바다안 at 2009/02/02 14:17
이 실험이 이런 역사가 있는 실험이었군요..
얼마전에 ebs에서 이런 똑같은 실험을 했는데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결과는 위의 실험과 같았던 것으로 기억이 나네요.
파로믹스님의 리뷰를 보니 저도 심리학책이 읽고 싶어집니다..^^
Commented by Paromix at 2009/02/05 21:40
심리학이 은근히 재밌더라구요. 아직 깊은 내용까지 알기엔 부족하지만 말이에요.^^
Commented by 루아 at 2009/02/08 21:39
오오 이거 학교 수업 어디선가 들었는데...나중에 피실험자들의 정신적 트라우마가 막대했다더군요. 심리실험의 윤리적 기준을 세우는데 기념비적인 역할을 했다던가.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Paromix at 2009/02/08 22:56
심리실험을 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읽어볼만 할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해서 생각도 많이 해보게 되고요.^^
Commented by 감사합니다 at 2009/04/11 17:34
네이버블로그로 복사해갑니다^^;
Commented by Paromix at 2009/04/20 19:52
안녕하세요.
블로그 링크와 트랙백까지 걸어주셨으면 더 좋았을뻔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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